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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서 사용하는 격리 종류 완전정복

by ICN로라 2025. 5. 14.

– 간호사가 꼭 알아야 할 감염관리의 핵심지식

병원은 감염에 취약한 환경입니다. 면역력이 약한 환자들이 한 공간에 모여 있는 만큼, 감염병의 전파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입원환자는 다양한 처치와 검사, 접촉을 통해 감염 위험에 노출되며, 이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중요한 전략이 바로 '격리'입니다. 단순히 병실을 따로 쓰는 개념이 아닌, 전파 경로에 따라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나뉜 격리 유형을 이해하고 정확히 적용하는 것은 간호사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입니다.

병원에서는 환자의 감염성, 병원체 종류, 전파 경로에 따라 다양한 격리 유형이 존재합니다. 가장 널리 사용되는 5가지 격리 유형은 다음과 같습니다.

접촉격리(Contact Precautions)

접촉을 통해 전파되는 병원체를 가진 환자에게 적용됩니다. 대표적으로 MRSA(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상구균), VRE(반코마이신 내성 장구균), CRE와 같은 다제내성균 감염, 피부병변이 심한 환자, 장관 감염 등이 있습니다.

접촉격리 환자는 단독 병실에 격리되며, 같은 병원체를 가진 환자와 함께 cohort 격리를 할 수도 있습니다. 간호사는 환자 접촉 전후 반드시 손위생을 수행하고, 장갑과 가운을 착용해야 합니다. 환자에게 사용한 물품은 다른 환자와 공유하지 않고, 가능하면 1인 전용으로 준비합니다. 환경 표면도 매일 고수준 소독제를 사용해 철저히 소독해야 하며, 배출되는 오염 폐기물은 반드시 감염성 폐기물로 구분하여 처리합니다.

비말격리(Droplet Precautions)

비말(5㎛ 이상 크기)을 통해 전파되는 감염병에 해당합니다. 인플루엔자, 백일해, 수막염, RSV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비말은 보통 1~2미터 내에서 전파되므로, 환자와의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의료진은 수술용 마스크를 착용하고, 간호 중 환자의 기침, 재채기로부터 노출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합니다. 가운과 장갑은 상황에 따라 착용하며, 병실 내에서 환자가 마스크 착용을 지속할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합니다. 환자가 외출하거나 검사로 병실을 벗어날 경우,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게 하고, 함께 사용하는 의료기기에는 비말 차단 커버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공기격리(Airborne Precautions)

공기 중 미세 입자(5㎛ 미만)를 통해 전파되는 감염병, 즉 결핵, 홍역, 수두, 대상포진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공기 전파는 거리와 상관없이 병원 전체로 확산될 수 있기 때문에 가장 엄격한 격리 조치가 필요합니다.

환자는 반드시 음압 병실에 입원해야 하며, 병실 문은 항상 닫아 두고 외부 공기와의 순환을 차단합니다. 의료진은 N95 마스크 이상의 호흡 보호구를 착용하며, 마스크 착용 후에는 반드시 밀착검사(fit test)를 수행해야 합니다. 환자가 병실을 벗어날 때는 수술용 마스크 착용이 필수입니다. 공기격리는 전파력이 매우 강한 감염병에 적용되는 만큼, 환자 관리 외에도 병실 내 공기 순환, 정기 소독, 방문자 제한 등의 조치가 동반되어야 합니다.

보호격리(Protective Isolation)

감염을 가진 환자를 격리하는 것이 아니라, 외부 감염으로부터 환자를 보호하기 위한 격리 방식입니다. 조혈모세포 이식 환자, 면역억제제 투여 중인 환자, 중증 화상 환자 등이 대표적인 적용 대상입니다.

병실은 양압 유지가 가능해야 하며, 외부의 공기를 차단하고 내부 공기를 정화할 수 있는 HEPA 필터 시스템이 설치되어 있어야 합니다. 방문객은 제한되며, 출입 시 무균 가운, 장갑, 마스크 착용이 요구됩니다. 병실 내 모든 물품은 멸균 상태를 유지해야 하며, 멸균되지 않은 개인 물품이나 장난감, 책자 등은 반입이 제한됩니다. 보호격리는 환자의 생존율과 직접적으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엄격한 무균 관리가 요구됩니다.

복합격리(Combined Isolation)

최근 감염병의 복합적 특성으로 인해, 두 가지 이상의 격리 방식을 병행하는 경우도 많아졌습니다. 예를 들어 코로나19는 비말 전파가 주된 경로지만, 일부 시술(기관삽관 등) 후에는 공기 전파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접촉 + 비말 + 공기 격리 기준을 함께 적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복합격리는 보호 장구 착용 순서와 제거 순서가 매우 중요합니다. 착용 순서는 일반적으로 가운 → 마스크 → 고글 또는 페이스쉴드 → 장갑 순이며, 벗을 때는 손위생을 중간에 2번 이상 수행해야 합니다. 격리 지침이 복잡해지므로, 병동 입구나 병실 앞에 격리 형태를 도식화하여 붙여두고, 모든 스태프가 쉽게 인지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필요합니다.

격리환자 간호 시 유의사항

격리 환자 간호는 단순히 PPE를 착용하고 병실을 나누는 것 이상의 섬세함이 요구됩니다. 우선 손위생은 가장 기본이며 동시에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모든 간호 행위 전후에는 WHO가 제시한 5 Moments에 따라 손위생을 실천해야 하며, 특히 다제내성균 관리 시에는 알코올 기반 손소독제와 물비누 손씻기를 병행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격리 환자는 정서적 고립감을 느낄 수 있으므로, 정서적 지지와 간호사의 정기적 안부 확인도 중요합니다. 심리적으로 위축된 환자는 치료 순응도가 낮아질 수 있고, 특히 고령자나 인지장애가 있는 환자는 격리 환경에서 혼란과 불안을 호소할 수 있습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간호사는 대화형 간호, 간단한 활동 제공, 화상통화 장비 지원 등 다양한 심리적 중재를 병행할 필요가 있습니다.

보호자 및 방문객 교육의 중요성

격리는 간호사 혼자만의 노력으로 완성되지 않습니다. 보호자, 방문객, 환자 본인까지도 모두 이해하고 참여해야 완전한 격리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보호자에게는 병실 출입 제한, 마스크 상시 착용, 손위생 실시, 환자와의 접촉 최소화 등을 반복 교육하고, 필요 시 안내 리플렛을 제공하거나 영상 교육을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방문객은 감염 위험이 높은 시기에 출입이 제한되며, 허용 시에도 방문 시간을 조정하고 출입 전후 손위생과 장비 착용 지침을 따르게 해야 합니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환자와 관련된 보호격리 병실의 경우에는 방문 자체를 제한하거나, 전문교육을 받은 인력만 출입을 허용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기도 합니다.

마무리: 격리는 감염관리를 위한 첫걸음이자 마지막 방어선

격리는 감염병 확산을 막고 병원 내 안전을 확보하는 매우 중요한 방역 전략입니다. 병원 현장에서 격리 지침을 정확히 이해하고 실천하는 것은 간호사의 역할이며, 이는 단지 업무 수행이 아닌 생명을 보호하는 사명에 가깝습니다. 각각의 격리 방식에는 분명한 기준과 목적이 있으므로, 이를 현장에 정확히 적용하고, 환자와 보호자에게도 잘 전달하는 것이 간호실무의 질을 높이는 첫걸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