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제내성균 보균자, 감염이 아닌데 왜 관리해야 할까?
다제내성균(MDRO, Multi-Drug Resistant Organism)은 치료 가능한 항생제가 극히 제한된 병원균입니다. MRSA, VRE, CRE와 같은 균은 병원 환경 내에서 전파가 용이하고, 특히 면역력이 약한 환자에게 감염을 유발할 경우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보균자(Carrier)의 존재입니다. 감염 증상은 없지만 항생제 내성균을 몸속에 보유하고 있어 타인에게 균을 전파할 수 있는 상태입니다. 감염은 치료가 목표지만, 보균자는 전파 차단이 핵심 관리 포인트입니다. 감염관리 간호사의 실무에서는 보균자에 대한 체계적인 스크리닝, 격리, 모니터링, 교육이 중요합니다.
1. 다제내성균 보균자 확인: 어떻게 발견할까?
스크리닝 대상자 선정 기준
- 최근 6개월 이내 타 병원에서 48시간 이상 입원한 경험이 있는 경우
- 요양병원, 정신병원 등 장기 요양시설 거주자
- 중환자실(ICU) 전원 환자
- 과거 다제내성균 보균력 확인된 환자
- 만성 창상(욕창, 당뇨병성 족부궤양) 보유자
스크리닝 검사 방법
- MRSA: 비강, 인후도말
- VRE: 직장 스왑, 대변
- CRE: 직장 스왑
의뢰 전 환자에게 보균 검사 목적을 설명하고, 감염이 아님을 강조하여 불필요한 낙인이나 오해를 줄여야 합니다.
2. 보균자 발생 시 병동에서의 즉각 대응
격리 기준 및 환경 관리
- 격리 방법: 가능한 1인실 격리, 불가능할 경우 동일 균 보균자 Cohorting
- PPE 착용: 장갑, 가운(접촉주의), 상황에 따라 마스크 착용
- 환경 소독: 1일 1회 이상 고접촉 표면(침대난간, 호출벨, 리모컨) 소독
- 비품 관리: 전용 혈압계, 체온계, 청진기 등 사용. 공용 사용 시 반드시 소독
간호기록 및 병동 알림
- 전산 EMR 내 ‘감염관리 알림’ 항목에 보균자 표기
- 병동 게시판 또는 침상 표지에 격리주의 유형 표기
- 간호기록지에 격리 시작일, 격리 유형, 해제 기준 명시
3. 다제내성균 보균자 격리 해제 기준은?
해제 검사 조건
- 최소 항생제 투여 없이 72시간 이상 경과
- 증상 없이 안정된 상태
- 최소 2회 이상 간격(24~48시간)의 반복배양 검사 음성 확인
- CRE의 경우 3회 연속 음성 권장
해제 후 관리
- 격리해제 일자는 간호기록에 명확히 기입
- 병동 내 다직종 회의에서 해제 경과 공유
- 동일환자 재입원 시 재검사 여부 확인
4. 다제내성균 보균자 교육 내용은?
교육 항목
- 보균과 감염의 차이 설명
- 손씻기 및 손소독제 사용법 교육
- 개인 위생 물품의 분리 사용
- 주 1회 이상 환경 소독 권장(화장실 손잡이, 문고리 등)
- 고위험군 가족(노인, 만성질환자, 영유아) 접촉 최소화
교육 자료 활용
- 감염관리 간호사 제작 리플렛 배포
- 교육 후 서명지 보관, 전산 기록 입력
- 요양기관, 복지센터 전원 시 서면 안내서 동봉
5. 보균자 관리에서 감염관리 간호사의 역할
- 스크리닝 대상자 선별 기준 병동 공유 및 캠페인
- 보균자 발생 시 전산 입력 및 병동 간 커뮤니케이션
- 병동 간호사의 격리 간호 프로토콜 이행 여부 점검
- 환자·보호자 교육자료 제작 및 교육 이행률 관리
- 병원 내 보균자 발생률 보고서 작성 및 질향상(QI) 연계
결론 – 보균자 관리도 감염관리에 포함된다
감염환자만 관리하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무증상 보균자에 대한 철저한 관리와 교육은 병원 내 다제내성균 전파를 막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입니다. 격리는 감염을 차단하는 ‘마지막 방어선’이지만, 감염관리 간호사의 체계적인 기획과 실천은 전파 자체를 차단하는 ‘최전선’입니다.
보이지 않는 균과의 싸움, 바로 오늘 병동의 손끝에서 시작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