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산이냐, 차단이냐는 '첫 대응 24시간'에 달려 있다
병동에서 다제내성균(MDRO)이 확인되는 순간, 감염관리 간호사는 빠르고 체계적인 대응이 필요합니다. 단 1명의 보균자 또는 감염자도 병동 전체 확산의 시작점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병동에서 환자 간 접촉, 간호 인력의 순환, 공동 사용하는 의료기기 등은 전파의 통로가 되며, 초기 대응이 미흡하면 병동 폐쇄나 격리 확대라는 큰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다제내성균은 전파 속도가 빠르고, 환경 생존력 또한 강한 특성이 있어 철저한 통제가 필요합니다. 특히 병원이라는 특수한 환경에서는 다중 환자 간호, 공용 장비, 병실 이동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므로 감염관리 간호사와 병동 간호사가 협력해 즉시 대응하지 않으면 전파는 눈 깜짝할 사이에 일어납니다.
이 글에서는 실제 병동에서 다제내성균 발생 시 적용 가능한 응급 대응 흐름도, 그리고 감염관리 보고서 작성 시 포함되어야 할 항목들에 대해 구체적으로 안내드립니다. 실무 간호사, 감염관리 담당자 모두에게 유용한 가이드입니다.
1. 병동 내 다제내성균 첫 확인 시, 즉각 조치 사항
① 감염관리실 즉시 보고
- 보균자 또는 감염자 확진 결과 통보 즉시 감염관리실에 전화 및 전산 알림
- EMR 내 감염관리 태그 설정
- 해당 환자 병실 방문 전 감염관리실 통보 필수
② 환자 격리조치
- 가능한 경우 1인실로 즉시 이동, 1인실이 없을 경우 동일균 cohort 격리 시행
- 접촉주의 표지 부착 및 개인보호구(PPE) 구역 지정
- 해당 환자 케어 시 간호사 1:1 배치 고려
③ 병실 내 동시 입원자 및 퇴원자 확인
- 최근 7일간 해당 병실 또는 침상에 입실한 환자 확인
- 동일 침상을 사용한 퇴원 환자 중 타 병동 전원자 파악
- 접촉자 정의 기준: 동일 공간에서 8시간 이상 머물렀거나, 동일 간호사로부터 케어 받은 경우
④ 의료진 및 병동 간호 인력 파악
- 감염 발생 환자와 접촉한 간호사, 간병인, 의사 파악
- 근무표 기반으로 간호 시프트 겹치는 인원 분석
- 타 병동 겸직 간호 인력은 추가 스크리닝 여부 결정
2. 감염 확산 차단을 위한 병동 내 조치 흐름도
Step 1: 감염관리실 주도 회의 소집
- 감염관리실, 병동 수간호사, 감염내과 전문의, 품질관리팀 참여
- 역학조사팀 또는 지역보건소 감염병 담당자 참여 요청 가능
- 보고 대상 병원 내 위기대응 부서 확인
Step 2: 환경관리 강화
- 고접촉 표면: 도어 손잡이, 호출벨, 리모컨, 환자 전화기, 침대난간
- 환경 소독제: 중수준 이상 소독제 사용 (예: 차아염소산나트륨 1,000ppm)
- 청소 인력 별도 교육 후 배정, 환자 간 장갑 교체 및 청소 순서 교육
Step 3: 접촉자 관리 및 추가 전파 여부 확인
- 접촉자 스크리닝 시행: VRE/CRE의 경우 직장스왑 검사 시행
- 결과 보고까지 병실 이동 제한
- 접촉자 중 양성 발생 시 해당 환자 cohort 격리로 전환
Step 4: 격리 범위 확대 여부 판단
- 병동 내 추가 확진자 2명 이상 발생 시 해당 병동 신규 입원 중단 검토
- 1주일 내 감염자 발생률 증가 시, 병원 전산 감염관리 태그 활용 강화
- 병실 내 가족 상주자 보호자 대상 교육자료 배포 및 마스크 착용 의무화
3. 병동 역학조사 보고서 작성법
보고서 기본 구성 요소
- 발생 개요: 병동명, 발생 일시, 최초 발견자, 발견 경로 (스크리닝/진단)
- 환자 정보: 성별, 연령, 입원일, 병실번호, 검체 채취일, 균종, 항생제 내성 결과
- 병력: 이전 병원 전원 이력, 요양시설 거주 여부, 고위험시술 여부
- 동선 추적: 환자 병동 이동 경로, CT/MRI실 동행 여부, 병실 간 이동 유무
- 접촉자 현황: 이름, 병실, 검사 결과, 격리 여부, 교육 이수 여부
- 소독 내용: 소독 약제, 소독 시간, 담당자, 확인 서명
- 재발 방지 계획: 병동 회의 일정, 감염관리 교육 일정, 병동 리더십 체크리스트
4. 실무 간호사를 위한 대응 체크리스트
- [ ] 감염관리실 즉시 통보
- [ ] 확진자 격리 조치 및 PPE 준비
- [ ] EMR 알림 태그 및 감염경고 입력
- [ ] 접촉자 리스트 정리 및 보고
- [ ] 환경 소독 요청 및 완료 확인
- [ ] 병동 간 감염관리 브리핑 실시
- [ ] 보호자 안내 및 면회 제한 통지
이러한 체크리스트는 프린트하여 병동 내에 상시 비치하거나, 전산내 가이드 문서로 등록해두면 신속한 대응에 도움이 됩니다.
결론 – ‘보고’와 ‘속도’가 다제내성균 관리의 핵심
감염관리는 정보전이며, 그 시작은 첫 1건의 대응에서 비롯됩니다. 발생 사실을 얼마나 신속하게 감염관리실에 공유하고, 병동 내 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를 일관되게 시행했는지가 이후 상황의 향방을 결정합니다. 특히 다제내성균은 증상 없이 전파되기 때문에, 보고 지연은 침묵 속 확산을 의미합니다.
감염관리 간호사의 민감한 감지력과 병동의 대응 훈련은 감염병 관리의 보이지 않는 백신입니다. 이 글이 병동의 대응 매뉴얼을 보다 견고하게 다지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