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전에서 살아남는 기본 응급처치와 보호자 대처 요령
서론: 응급 상황은 예고 없이 찾아온다
응급실은 '시간과의 싸움'이 벌어지는 장소입니다. 심장마비, 호흡곤란, 외상, 뇌졸중 등 수초, 수분 안에 생명이 오가는 현장이죠. 응급실 간호사로 근무하면서 가장 자주 마주하는 말은 "갑자기 쓰러졌어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어요"입니다.
사실 응급 상황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응급상황에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생존율과 회복률은 극명하게 달라집니다. 오늘은 실제 응급실 간호사 입장에서, 일반인이 꼭 알아야 할 응급 상황 대처법을 현실적이고 실천 가능한 방식으로 알려드리겠습니다.
1. 기도폐쇄(이물질에 의한 질식) 대처법
📌 상황
- 음식이나 작은 물체가 기도를 막아 숨을 쉬지 못하는 경우 - 얼굴이 붉어지거나 파랗게 질림, 말을 못 하고 가슴을 치며 고통스러워함
응급실 간호사의 대처 팁
- 말이 안 나오고 숨을 못 쉬는 상태면 즉시 하임리히법(복부 밀어올리기) 실시
- 성인: 환자의 뒤에서 팔로 감싼 뒤, 배꼽 위 명치 아래를 강하게 위쪽으로 밀어올림
- 아기: 허벅지 위에 엎드리게 한 뒤, 등을 손바닥으로 5회 강하게 두드림 → 가슴 압박
주의: 혼자 있을 때는 등을 의자에 기대거나, 가구 모서리에 복부를 밀어올리는 자가 하임리히법 필요
2. 의식 없는 환자 발견 시 (심정지 의심)
상황
- 쓰러진 사람을 발견했는데 반응이 없음, 호흡도 없음
간호사의 대응 순서
- 반응 확인: 어깨를 두드리며 “괜찮으세요?”
- 호흡 확인: 10초 이내에 가슴이 오르내리는지, 숨소리가 있는지 관찰
- 119 신고: 주변에 도움을 요청해 119에 신고 (지정된 사람에게 “당신, 119 전화하세요!”)
- 흉부압박 실시:
- 가슴 중앙에 양손 포개어 팔을 수직으로 유지하며 빠르게 압박
- 성인: 분당 100~120회 속도로 5~6cm 깊이로 눌러줌
- 가능한 경우 자동심장충격기(AED) 사용
팁: 일반인은 인공호흡 대신 흉부압박만 계속해도 생존율이 높아집니다.
3. 경련(발작) 응급처치
상황
- 갑자기 전신 경련 시작, 의식 없음, 거품을 물거나 눈이 뒤집힘
대처법
- 억지로 붙잡거나 흔들지 말 것
- 입에 손, 수건, 젓가락 등 절대 넣지 말 것
- 주변 위험 물건 치우고, 머리를 부드러운 것으로 받쳐줌
- 경련이 멈추면 옆으로 눕혀서 구토물 흡인 방지
- 경련 시간 기록 (5분 이상 지속되면 반드시 응급실 이송)
간호사 팁: 경련을 핸드폰으로 촬영해 의료진에게 보여주면 큰 도움이 됩니다.
4. 심한 출혈(출혈성 외상) 응급처치
상황
- 교통사고, 베인 상처 등으로 피가 다량 쏟아지는 경우
대처법
- 상처 부위를 깨끗한 천이나 붕대로 직접 압박
- 출혈이 심하면 출혈 부위를 심장보다 높게 올림
- 피가 멈추지 않으면 계속 압박 유지 + 119 요청
주의: 출혈 시 얼음 직접 대거나, 무리한 소독제 사용은 금물입니다.
5. 화상 응급처치
상황
- 뜨거운 물, 불, 기름, 화학물질 등에 의한 피부 손상
초기대응
- 화상 부위를 흐르는 찬물에 15분 이상 식히기
- 옷이 달라붙었다면 억지로 떼지 말고 그대로 병원 이동
- 물집 터뜨리지 않기
간호사 팁: 화상 부위는 ‘수분 손실과 세균 감염’이 문제이므로, 초기 대응이 회복 속도를 결정합니다.
6. 호흡곤란 시 보호자의 대처법
상황
- 갑자기 숨을 가쁘게 쉬며 안절부절, 청색증(입술이 파랗게 변함)
즉시 해야 할 것
- 환자를 앉힌 자세로 유지해 폐의 확장 확보
- 옷의 단추 풀기, 신선한 공기 통풍 확보
- 천천히 심호흡 유도 (가능할 경우)
- 천식환자라면 흡입제 사용 유도
- 증상 완화 안 되면 바로 119 요청
주의: 호흡곤란은 단 몇 분 내 생명을 위협할 수 있으므로 지체 금물입니다.
결론: 알고 있으면, 누군가의 생명을 살릴 수 있다
응급 상황은 생각보다 자주, 갑작스럽게 찾아옵니다. 그리고 그 현장에서 우리는 전문 의료인이 아닌 일반인의 대응에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응급실 간호사로서 저는 “그때 누가 CPR만 했어도…”라는 안타까운 상황을 수없이 목격했습니다. 그래서 더 많은 분들이 기초적인 응급처치를 익히고, 두려워하지 않고 담대하게 대처할 수 있길 바랍니다.
우리 모두는 응급의 순간, 잠재적인 생명의 다리가 될 수 있습니다.